첫아이를 임신하고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를 왔을 때에요.
" 아이고~~ 몸도 무거운데 이사를 한다고~!! 신랑이 더 부지런히 움직이야겠네. "
하시며 배부른 저를 보고 배모양이 밑으로 쳐진 게 아들이구만~ 하시고는 같은 아파트에
사신다며 무슨 일 있으면 몇 호로 오라며 반갑게 맞아 주신 어르신이 계세요.
근데 어르신 말대로 첫째를 아들을 낳았어요~ 그 후에 아파트에서 마주칠 때마다 어르신
께안부 인사를 드렸는데 지금까지도 우리 애들을 이뼈하시며 양파며 블루베리며
주말농장에서 정성 들여 키운 작물들을 한 아름 안겨 주시곤 하세요. 감사하죠~
오후 늦게 벨이 울려 문을 여니 어르신께서 커다란 비닐봉지를 주시는 거예요.
농장에서 수확한 고구마와 고구마 줄기라며 약도 안치고 키운 거라며 안겨 주시네요.
정말 잘 먹겠다고 감사 인사를 드리니 흐뭇해하시며 가셨어요.
다음에 맛난 망개떡이라도 사서 인사드려야겠어요~^^
자~ 오늘 저녁은 고구마 줄기 된장찌개로 낙찰~!!
시어머니께 배운 대로 해 보겠어요~
1. 먼저 고구마 줄기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기는 거예요.
2. 껍질을 벗긴 고구마 줄기를 소금 한 스푼을 넣고 끓인 물에 5분 정도 삶아서 차가운 물에
헹궈서 물기를 빼 두어요.
3. 물기를 뺀 고구마 줄기를 듬성 덤성 잘라서 큰 그릇이나 볼에 담고, 된장 1스푼, 마늘 1스푼,
고춧가루 1스푼을 넣어 조물조물 양념이 배이게 섞어 줘요. 이렇게 고구마 줄기랑 양념을
섞어 주면 양념도 고루 배이고 줄기가 좀 더 부드러워져요.
4. 양념을 섞은 고구마 줄기를 냄비에 넣고 멸치 육수를 부어 끓입니다.
( 사실 저는 멸치 육수 대신 코인 육수 2알을 넣었어요. 국물이 정말 맛있어요~)
부르르 끓으면 약한 불로 5분 정도 더 끓여요. 그래야 된장의 구수한 맛이 나와요.
5. 끓인 찌개를 뚝배기에 담고 2분 정도 보글보글 끓인 후 식탁에 올려 맛있게 드세요~
저의 요리는 시어미니께 배운 대로 하는 거예요. 어머니의 손맛을 흉내 내서 해봤어요.
신랑이 시골사람이라서 젓갈이나 이런 비린내 나는 걸 잘 못 먹어서 될 수 있으면
어머니께서 하시는 양념으로 하려고 해요. 어머니께서 젊으셨을 때 한정식 식당을
하셨었는데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어서 유명했었다고 하더라고요.
어머니께서 음식을 천연 조미료만 사용하시면서 정갈하게 정말 맛있게 잘하셔요.
아흔 살이 다 돼 가시는 지금도 여전히 음식 솜씨가 좋으신데, 향토적인 식재료로
시골 밥상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 주셔서 밥을 두 그릇은 기본으로 순삭 하게 돼요.
어릴 때부터 산나물, 청국장, 도토리묵, 집에서 찐 쑥떡 등 맛있게 먹고 자란 우리
아이들은 지금도 할머니 음식을 먹으면 엄지 척~!!
신랑, 아이들 모두 맛의 기준이 높아서 제가 맞추려니 어렵네요. ㅠ
어머니 솜씨를 배우려고 해도 여전히 그 맛이 안 나서 저는 아직 갈길이 먼 거 같아요.
그래도 어머니께 많이 배워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~^^
'일상 공유' 카테고리의 다른 글
풍류 대장, 한국의 정서를 노래하다 (1) | 2023.10.22 |
---|---|
해운대 시장- 곰장어 먹방 (2) | 2023.10.18 |
관점이 다른 스포츠 유튜브가 준 감동 (0) | 2023.10.15 |
여러 나라의 결혼 풍습 (0) | 2023.10.13 |
가을 앞에 그리움이 온다... (1) | 2023.10.09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