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면서 가을을 타나 봐요.
저녁 준비를 하다가 문득 바람을 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.
이럴 땐 어떻게 한다? 바로 신랑에 개 전화를 해야죠.
신랑에게 전화를 했더니 벌써 집 근처에 다 와 간다는 거예요.
내가 힘 빠진 목소리로 알았어요.. 조심히 와요..라고 하니, 울 신랑이
" 무슨 일 있어? "
" 아니... 가을이라서 그런가... 밖에서 당신이랑 데이트하고 싶어서.."
술 좋아하는 울 신랑,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죠~
" 아~~ 좋지. 주차장에 차 세워두고 우리 둘이 데이트 가자."
신랑이 신이 나서 대답하네요.
그래서 애들 저녁 간단히 챙겨 주고 부랴부랴 옷 챙겨 입고 나갔어요.
신랑이랑 만나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해운대시장으로
가기로 했어요. 해운대 시장에는 가격이 저렴한 선술집부터 다양한
먹거리들을 파는 식당들도 많아서 우리 가족들이 자주 찾는 곳이에요.
신랑이 뭐가 먹고 싶냐고 하길래, " 곰장어 먹고 싶어 "라고 했죠.
신랑이 흔쾌히 가지고 해서 시장에 있는 단골 곰장어 식당에 갔어요.
사진 아래의 링크(마우스 오른쪽 커서) 눌러서 동영상 보시면 비주얼 충격!!
결혼하기 전 한참 서로 알아 가던 시기에 오늘처럼 곰장어가 먹고 싶어서
부산에 남포동 곰장어골목에 갔었어요. 불판 위에 곰장어가 꿈틀꿈틀 하는 거
보고는 울 신랑 기겁을 하더라고요. 회도 잘 못 먹는 사람이 꿈틀거리는
비주얼에 당근만 된장에 찍어 먹고 있는 거예요. 보다 못한 제가 상추, 깻잎에
곰장어 올려 쌈을 싸서 내미니, 그건 또 넙죽 먹는 거예요.
그때 사실 ' 아, 이 사람 정말 날 좋아하는구나~'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
더 만나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거죠. 그때 이야기를 결혼하고 나서
신랑이랑 하는데 얼마나 웃었는지... 지금은 둘 다 좋아하는 술안주예요.
곰장어가 보기에는 그래도 정말 맛은 있어요.
깻잎에 싸서 한입에 쌈, 소주 한 잔~!
집에서 반주로 한 잔 하는 거 하곤 또 다른 느낌이죠.^^
올 겨울에는 잘 먹는 우리 애들과 시장 먹방 투어를 해보자고 계획을 세
웠네요. 추억의 곰장어를 앞에 두고 신랑이랑 어떤 하루였는지 수다도
떨고 연애할 때 얘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.
애들이 어릴 때는 늘 함께 다녔는데, 애들이 중학교, 고등학교에 들어가니
평일에는 시간도 안 맞고 해서 자연스럽게 신랑과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
많아졌어요. 신랑도 나도 갱년기가 올 시기인데 이렇게 둘이서 시간을
보내면서 관계가 더 탄탄해진 것 같아요. 이렇게 둘이서 좋은 기분으로
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면 우리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기겠죠.
" 또 엄마아빠 둘이서만 맛있는 게 먹고 왔죠? 흥~!"
우리 딸이 투덜거리며 한 소리하네요. 우리 딸은 먹는 게 좋아서 다이어트를
못한다고 얘기하는 미식 공주랍니다.^^
사람 사는 거 별거 있나요? 이렇게 서로 보듬고 기대고 손잡고 걸어가는 게
사는 거죠. 중년 여자에게 갱년기가 힘들고 우울증도 올 수 있는 시기라면
중년 남자들에게도 삶에 대한 회의, 자신감 상실 등으로 우울증이 올 수 있
는 시기라고 해요. 바로 내 옆에 있는 내 사람이 기운 잃지 않게 어깨 맞대고
손잡아 주는 작은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는 건 어떨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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